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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늘 꺼내 읽는 책 중에 '담론'이 있다. 이 책에서 신영복 선생님은 학문 탐구의 과정을 여행에 비유한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불만족스러운 일상’에서 출발해 ‘만족스러운 일상’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의 경험과 태도를 자신의 일상에 단단히 쌓아 올리는 것. 여행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여행의 목적은 이것이다. 

진정한 배움이 지식을 머리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라면, 진정한 여행이란 여행의 순간들을 글이나 사진 속에만 박제해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으로 끊임없이 소환시켜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멀리 긴 여행을 다녀왔어도 자신의 일상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배경이 다른 장소에서 ‘먹고 자고 소비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이 책은 이런 생각으로 '1년의 여행 경험'이 그 후 돌아온 '10년 간의 일상'에 어떻게 뿌리내리고 영향을 미쳤는지 기록한 내용이다. 때문에 글들은 저마다 큰 시차를 가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했던 '여행의 경험'과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10년간의 '일상의 경험'이 같은 테마로 교차돼 수록되어 있다. 그 중심에는 일상을 변화시킨 열두 가지의 '여행의 태도'가 있다.

“일상을 여행처럼? 말이 쉽지, 그게 말처럼 되나?”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으로 정말 일상을 여행하듯 살아갈 수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적어도 이 책에 실린 나의 작은 경험들이 그 증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여행 책’에 꽤나 거부감이 컸던 내가 굳이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 이유는 나 역시 이 공개적인 기록물을 증거 삼아 계속해서 원하는 일상으로 나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하고 싶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상’에서 출발해 ‘원하는 일상’에 도착하기까지, 우리의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여행과 일상의 괴리 속에서 오늘도 혼란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이 책이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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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출간 예정인 책으로 현재 텀블벅에서 선예약을 받는 중. 아래 링크를 통해 예약해 주신 분들의 성함을 책 속에 기재해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 되어 주시는 독자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https://tumblbug.com/lifeisajourney

 

여행이 끝난 후에 시작된「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

20년차 여행자가 10년 간 쓴 여행탐구집, 일상에서도 지속 가능한 여행의 태도에 대하여.

www.tumblb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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