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2015.05.31 out 06.01 북유럽의 호텔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자. 지금 나와 당신이 떠올린 그 이미지. 아마 다르지 않을 거다. 정갈한 나무 가구들과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의 자재들. 그 사이사이를 포근하게 밝혀 주는 센스 있는 조명들. 비유럽 여행자가 떠올릴 수 있는 북유럽에 대한 모든 로망을 정말 최선을 다해 집약시켜 놓은 듯한 환상적인 숙소였다. 게다가 저녁에서야 체크인을 하게 된 우리는 운이 좋아던 건지. 뷰가 정말 좋은 룸을 얻었다. 삼각 지붕의 다락방이었는데 경사진 창문 너머로 빗방울 필터를 낀 코펜하겐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건 정말 북유럽의 모든 로망을 실현시켜 주기에 한치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첫날부터 기막히게 좋았던 숙소 자랑을 하..
in 2015.09.07 out 09.09 이번 여행에선 어떡하다 보니 5일간 머물렀던 치앙마이에서 무려 3군데의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그 중 내게는 가장 매력 없었던 숙소. 치앙마이 여행이 거의 초행이었던 꿍의 의사에 전적으로 의지해 숙소 지역을 정했다. 일요일에는 선데이마켓이 있으니 그 근방 숙소에서 하루 묵고 돌아가는 일정이 다른 꿍과 나는 하루 더 숙소를 함께 쓰기로 했다. 꿍이 님만해민 지역에 묵고 싶다는 의견을 살짝 비춰서 그래, 나도 치앙마이 님만해민 지역에서 묵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그러자고 하고 예약해 뒀던 곳이 바로 여기였다. 음 그런데 이 숙소가 특별히 나쁘다기보다는 나 자체가 도무지 치앙마이에서 님만해민이라는 지역에 정이 가지 않아서 그게 제일 큰 문제였던 것 같다. 나름 ..
in 2015.09.06 out 09.07 빠이에서 3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내려온 나는 방콕에서 1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꿍을 만났다. 여기 치앙마이에서. 우리는 서로를 안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항상 이 순간을 꿈꾸곤 했었다. 우리 같이 치앙마이 여행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둘 다 손으로 만든 것에 관심이 많고 서울이나 방콕같은 대도시도 좋아하지만 치앙마이 같은 작은 도시 여행도 좋아하는 편이었다. 어쨌거나 그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사전에 꿍이 이 숙소를 예약해 놨었고 빠이에서 아침 버스를 타고 달려온 내가 오후 1시쯤 도착했다. 프론트에 미리 열쇠를 맡겨 둔 꿍 덕분에 나는 홀로 문을 따고 방에 들어왔고, 근처를 자전거로 돌아 보고 있던 꿍에게 숙소 내 와이파이로 카톡 메시지를 보..
in 2015.08.31 out 09.01 여덟 번째 치앙마이. 이번에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새로 생긴 숙소로 예약을 했다. 치앙마이는 숙소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 동네다. 어차피 나야 늘 빠이 가는 길에 거쳐가는 도시로 이 동네에 잠깐씩만 머무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최대한 숙소라면 엄연히 갖춰야 할 본질에 제일 충실한 곳으로 골랐다. 그게 뭔고 하니 접근성, 청결, 방음 이 세가지다. 아무리 익숙한 여행지라도 혼자 갈 때는 으슥한 골목에 있는 숙소는 언젠가부터 잡지 않는다. 나이 먹으면서 깨닫게 되는 이치 중 하나다. 위험한 짓 사서 하지 말자. 특히 익숙한 곳일수록 더. 나는 그들에게 여전히 만만한 이방인이다. 어차피 저녁 8시에나 체크인하게 될 테니 접근성이 중요했고, 나는 어두컴컴한 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