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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나이로는 중학교 입학 전까지 8-13세에 해당 되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이 시작 되는 시기이다.

조직의 쓴 맛도 보고, 성적표라는 걸로 평가도 받으면서 사회적 동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겪음.

 

성적표 인증샷.

 




<단의 3학년 때 성적표>






<융의 3학년 때 성적표>





성적표로 추리해 보는 1991년 융단의 세계. 

일단 성적표를 스캔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둘 다 4학년 사반으로 배정 받았다는 거.

별 거 아닌데 이런 사소한 공통점의 발견도 재미난걸 보니 나 아직 연애 세포 퐁퐁 솟는 듯.


신체조건을 먼저 살펴 보면

이때 만해도 우리의 키 차이는 불과 5.5cm 였다는 놀라운 사실. 더 충격적인 건 몸무게도 6kg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거!

창피하게도 나는 특기사항에 충치 개수가 쓰여 있을 만큼 이때부터 충치가 많았던 걸 알 수 있음 -_- 

융이 태어나서 치과를 처음 가 본 나이가 스물 여덟살인가? 그때까지 태어나서 한 번도 치과를 가 본 적 없다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똑같이 단 거 먹고 이 박박 닦아도 나는 늘 이가 썩고

일어나서 양치하는 거 까먹고 저녁 시간까지 있는게 일상다반사인 융은 타고난 건치여서 억울할 때도 더러 있음. 

 

내가 나온 학교는 수우미양가를 쓰지 않고 그냥 3간 척도로 뭉뚱그려 성적을 기입했는데

융이 다닌 학교는 수우미양가를 쓰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의 차이인가? 모르겠네.

아무튼 둘 다 성적은 중상인 걸로. 후훗.


특별활동 사항을 보면

융은 이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듯. 

관악 사생대회에 입선하며 그림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반면 나는 독서부, 이때부터 활자에 취미를 좀 붙였던 것 같다.


이건 아동기와 상관 없는 딴 소리인데

몇 주 전에 융 짐 정리를 함께 하며 융의 초등학교 성적표를 다 가지고 와서 찬찬히 살펴 보고

내 성적표도 다 꺼내와서 함께 정리해서 같은 상자에 넣어두었는데

그것들을 보며 느낀 점은, 사람은 정말 웬만하면 안 바뀐다는 거다.

그때 관심 있던 것이 몇십 년이 지난 후 지금의 삶에서도 일관성있게 적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특히 고3때 성적표를 보면, 융도 나도 내신 성적이 거의 바닥인 걸 알 수 있는데

(둘이 수능점수 100%인 특차전형로 대학에 입학한 모양새도 참 비슷)

이때부터 호불호 내지는 강단이 있어서 

내 상황에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툭툭 잘라내고 선별해서 그것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쓴 걸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과감한 공부 전략을 선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특한 집안 환경도 한 몫 했을 거다.

융이나 나나 성적에 관해서 이러쿵저러쿵 관여하는 사람이 집안에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일.

때문에 우미양은 없고 수와 가로 도배된 그 시절의 성적표를 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융단 어린이들은 이 시기에 열심히 먹고 놀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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