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사람들은 이상해. 몇 억씩 대출받아 어렵게 집을 샀으면 그만큼 누려야 할 거 아냐. 집에서 편히 쉰다든가 하면서. 근데 왜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은 생활을 하는 걸까?"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뭔가 이상한 물음이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마치 '무리해서 고급 호텔을 숙소로 잡아 놓았는데, 여행 스케줄을 너무 빠듯하게 짜 놔서 새벽부터 일어나 조식 먹고 나가서 투어 마치고 밤늦게나 들어와 정작 숙소에선 잠만 자는 그런 삶' 같은 것 아닐까? 여행은 시간이 짧아서 그렇다 치더라도 일상에서 마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을까? 빚을 지고 산 집에서 빚을 갚기 위해 매일 야근하며 무리하게 일하다 훅 가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면 그건 좀 슬플 것 같다...
어느덧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방콕 공항의 이륙 직전의 비행기 안에서 나는 아니 어떻게 벌써 결혼식도 끝나고 여행도 끝나버린거지? 말도 안된다고. 융에게 궁시렁 댔던 것 같다. 그리고 또 어느덧 그로부터 일주일이 흘렀다. 결혼식 날 날씨가 참 좋았더랬다. 엄마가 하객분들에게 인사말씀 하러 나오셔서 꺼낸 첫 마디도, 오늘 날씨가 참 좋아서 정말로 행복합니다. 였던걸로 기억한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이보다 더 가을날씨일 순 없다를 뽐내기라도 하듯 결혼식 준비가 시작 되던 오전 아홉시부터 정리하고 레스토랑을 나서던 오후 네시무렵까지 정말 맑고 깨끗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좋은 가을 바람과 하늘 그리고 공기안에서 우리가 초대한 사람들과 함께 지난 몇 달 간 우리가 촘촘히 준비..
고독 그리고 연대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저게 알베르 까뮈가 했던 말인지 이방인에 등장했던 글귀인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 언젠가 저 글귀를 본 순간부터, 저것은 내 삶의 문장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지독히도 관계에 대한 결벽증이 있었고 지금도 조금 그러한 편이지만 모순되게도 그만큼 관계에 대한 호기심 역시 강한 사람이다. 지난 몇 년간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열심히 도망치며, 극히 소수의 내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해왔다고 생각했고 그것만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뭐 여전히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나와 오래도록 깊은 관계를 가진 이들과의 소소한 추억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나는 내 굴을 파고 들어간다는 느낌을 요..
서른 즈음에 프로젝트 탄생 일지 준비하면서 실시간으로 기록해 뒀던 진행 상황들 2011.10.31 하린이 새벽에 올린 서른 즈음에 영상을 보던 나는 구상. 서른 즈음에 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듦. 2011.11.01 하룻밤 사이에 프로젝트에 참여 하겠다는 친구들 10명이 모임. 하린이 참여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기로 함. 2011.11.03 서른 즈음에 프로젝트의 진행 가이드라인을 f&a 형식으로 올림. 참가 자격의 기준이 되었던 물리적인 나이를 심리적인 나이로 수정. 2011.11.04 '25명의 좋아요'가 모여 서른 즈음에 프로젝트 페이지 url을 만들 수 있게 됨. http://www.facebook.com/EverydayGoodbye 프로젝트에 참여할 서른 명의 친구들이 결정 됨.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