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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2014.09.07 out 09


방콕에서 묵었던 역대 숙소 중 일박 요금이 가장 비쌌던 곳 

그래도 언제 왓아룬이 한 눈에 보이는 방에 묵어보겠느냐 해서 과감히 투숙을 결정했었다.

기대 이상으로 뷰는 훌륭했으나, 그 외에 모든 것이 기대 이하였던 곳.

특히 소음이 문제였다. 낮에는 거리 상인들 소리, 물길 헤치고 지나다니는 수상버스 엔진소리

게다가 예전에 설탕공장이었던 건물을 리뉴얼한 특이한 이력 때문인지

윗층에서 물 쓰는 소리가 벽과 관을 타고 그대로 전해져 내려와서

달콤한 낮잠은 커녕 아침 일찍 절로 기상하게 되는 효과까지 있더라.


내부 구조도 매우 독특한데 

방마다 저마다의 컨셉이 정해져 있어 같은 디자인의 객실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가장 쇼킹했던 것은 모든 객실의 화장실이 오픈형이라는 거.

(물론 샤워커튼을 치면 되긴 하지만) 소리는 전혀 방음이 안 되는 시스템이다.

화장실에 들어간 사람이 지금 뭘 하는지 소리를 통해 모두 유추가 가능할 정도. 

가까운 부부사이라도 민망할 정도의 엄청난 화장실 구조.

이것 역시 애초에 주거용 건물이 아닌 곳을 리뉴얼해서 생긴 문제점 같다.

근데 이런 단점들을 사전에 찾아봤던 유명한 숙소리뷰 사이트나 개인 블로그 등에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굳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 숙소의 단점들을 깨알같이 기억해내서 적어보는 중.


이 모든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숙소는 비수기 성수기 할 것 없이 늘 (왓아룬 뷰 룸들은)풀부킹인 걸로 알고 있다.

바로 침대에 자빠져서도 창문 너머로 바라볼 수 있는 왓 아룬 뷰 때문이다.

특히 해질녘과 동틀 무렵의 뷰는 정말 끝내준다. 이건 정말 백만불짜리 인정.

게다가 테라스가 방 마다 딸려 있어 해가 지고 뜨는 풍경을 안주 삼아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밥도 먹을 수 있다는게 엄청난 장점이다.

이 정도 숙박비면 태국에서 일급 호텔에 묵을 수 있는 걸로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여행자들이 꾸준히 찾는 걸 보면

이런 독특한 뷰는 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거라 아직까지 먹히는 것 같다.

하루나 이틀 쯤 묵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다시 가라면 가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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