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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2015.08.31 out 09.01


여덟 번째 치앙마이. 이번에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새로 생긴 숙소로 예약을 했다. 치앙마이는 숙소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 동네다. 어차피 나야 늘 빠이 가는 길에 거쳐가는 도시로 이 동네에 잠깐씩만 머무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최대한 숙소라면 엄연히 갖춰야 할 본질에 제일 충실한 곳으로 골랐다. 그게 뭔고 하니 접근성, 청결, 방음 이 세가지다. 아무리 익숙한 여행지라도 혼자 갈 때는 으슥한 골목에 있는 숙소는 언젠가부터 잡지 않는다. 나이 먹으면서 깨닫게 되는 이치 중 하나다. 위험한 짓 사서 하지 말자. 특히 익숙한 곳일수록 더. 나는 그들에게 여전히 만만한 이방인이다. 어차피 저녁 8시에나 체크인하게 될 테니 접근성이 중요했고, 나는 어두컴컴한 구시가지 보다 나이트 바자 쪽이 좋다. 밤늦게까지 돌아다녀도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상인들의 환한 불빛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생긴지 얼마 안 된 신축 건물로. 제아무리 밤낮으로 관리하는 고급 호텔도 동남아의 습기엔 당해내지 못 한다. 습기 가득한 숙소에서 여행 첫날을 혼자 보내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호텔에 갈 것은 아니니. 최대한 신생 숙소로. 기본적이지만 나름 까다로운 기준으로 선택한 숙소가 바로 여기였다.


방에 들어선 순간, 예약 사이트에서 본 이미지와 다를 바 없는 방의 모습에 만족했고 어차피 하루 묵을 숙소라 짐도 다 풀지 않고 저렇게 침대 앞에 고이 내려놓고 바로 나가 마사지를 받고 빠이에서 필요한 몇 가지 물건들을 시장에서 구입했다. 나이트바자 메인거리 말고 옆으로 살짝 빠지면 나오는 아누싼 야시장의 품질 대비 가격은 매우 흡족한 수준이다. 여기에서 만원 정도 주고 튼튼한 샌들 2개를 구입하는 것으로 이날의 쇼핑을 마치고 룰룰랄라 돌아오니 숙소 시계가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적을 없애기 위해 티브이를 켜고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수압도 배수도 모두 훌륭했다. 배낭여행자가 혼자 묵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둘이라면 충분히 묵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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