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방콕 공항의 이륙 직전의 비행기 안에서 나는 아니 어떻게 벌써 결혼식도 끝나고 여행도 끝나버린거지? 말도 안된다고. 융에게 궁시렁 댔던 것 같다. 그리고 또 어느덧 그로부터 일주일이 흘렀다. 결혼식 날 날씨가 참 좋았더랬다. 엄마가 하객분들에게 인사말씀 하러 나오셔서 꺼낸 첫 마디도, 오늘 날씨가 참 좋아서 정말로 행복합니다. 였던걸로 기억한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이보다 더 가을날씨일 순 없다를 뽐내기라도 하듯 결혼식 준비가 시작 되던 오전 아홉시부터 정리하고 레스토랑을 나서던 오후 네시무렵까지 정말 맑고 깨끗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좋은 가을 바람과 하늘 그리고 공기안에서 우리가 초대한 사람들과 함께 지난 몇 달 간 우리가 촘촘히 준비..
물리적 나이로는 1세 - 7세까지. 우리가 태어나서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의 시기 왜 태어났는지, 무얼해야 행복한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런 고민 따위 없이 그저 배부르면 웃고 배고프면 울던 단순하고 앙알앙알하던 시절. 한 살 때 사진. 어느쪽이 융이고 나인지 구분하기 힘든 무성 융단의 모습 후훗. 나이 좀 먹었다고 곧 바로 이성에 눈 뜨기 시작. 아잉 신나. 때론 애교 넘치는 자태로 사진도 팡팡 찍어주고. 때론 세상 떠나가라 앙앙 울어대고. 그러다 입에 먹을게 들어오면 또 방실방실 웃어대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엄마 품에서 그렇게 무럭 무럭 자라나 엄마에게 받은 사랑 개들에게도 아낌없이 퍼주며 더울 땐 과감한 노출도 서슴지 않고 어엿한 어린이로 성장! 일곱살 융과 단에게 레드 부츠는 머스트해브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