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2015.12.01 out 12.02 광주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게스트하우스 검색이었다. 오랜만에 아니 생각해 보면 처음 국내여행에서 혼자 묵어 보는 게스트하우스 숙박이 될텐데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 묵고 싶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좋은' 숙소란 지난번에도 썼듯이 '청결, 방음, 접근성'에 부합하는 곳이다. 얼핏 검색해 보면 새로 지은 굉장히 모던한 디자인의 규모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딱 눈에 띄는데. 네이버 평을 보다 보니 여기는 현재 다세대주택을 불법 개조해 숙박업소로 정식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운영하다 시에서 경고를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뭐 그럴 수 있지. 근데 내가 결정적으로 이 곳을 가기 싫었던 이유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장께서 그 사실을 은폐하려고 ..
in 2015.05.31 out 06.01 북유럽의 호텔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자. 지금 나와 당신이 떠올린 그 이미지. 아마 다르지 않을 거다. 정갈한 나무 가구들과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의 자재들. 그 사이사이를 포근하게 밝혀 주는 센스 있는 조명들. 비유럽 여행자가 떠올릴 수 있는 북유럽에 대한 모든 로망을 정말 최선을 다해 집약시켜 놓은 듯한 환상적인 숙소였다. 게다가 저녁에서야 체크인을 하게 된 우리는 운이 좋아던 건지. 뷰가 정말 좋은 룸을 얻었다. 삼각 지붕의 다락방이었는데 경사진 창문 너머로 빗방울 필터를 낀 코펜하겐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건 정말 북유럽의 모든 로망을 실현시켜 주기에 한치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첫날부터 기막히게 좋았던 숙소 자랑을 하..
in 2015.09.07 out 09.09 이번 여행에선 어떡하다 보니 5일간 머물렀던 치앙마이에서 무려 3군데의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그 중 내게는 가장 매력 없었던 숙소. 치앙마이 여행이 거의 초행이었던 꿍의 의사에 전적으로 의지해 숙소 지역을 정했다. 일요일에는 선데이마켓이 있으니 그 근방 숙소에서 하루 묵고 돌아가는 일정이 다른 꿍과 나는 하루 더 숙소를 함께 쓰기로 했다. 꿍이 님만해민 지역에 묵고 싶다는 의견을 살짝 비춰서 그래, 나도 치앙마이 님만해민 지역에서 묵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그러자고 하고 예약해 뒀던 곳이 바로 여기였다. 음 그런데 이 숙소가 특별히 나쁘다기보다는 나 자체가 도무지 치앙마이에서 님만해민이라는 지역에 정이 가지 않아서 그게 제일 큰 문제였던 것 같다. 나름 ..
in 2015.09.06 out 09.07 빠이에서 3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내려온 나는 방콕에서 1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꿍을 만났다. 여기 치앙마이에서. 우리는 서로를 안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항상 이 순간을 꿈꾸곤 했었다. 우리 같이 치앙마이 여행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둘 다 손으로 만든 것에 관심이 많고 서울이나 방콕같은 대도시도 좋아하지만 치앙마이 같은 작은 도시 여행도 좋아하는 편이었다. 어쨌거나 그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사전에 꿍이 이 숙소를 예약해 놨었고 빠이에서 아침 버스를 타고 달려온 내가 오후 1시쯤 도착했다. 프론트에 미리 열쇠를 맡겨 둔 꿍 덕분에 나는 홀로 문을 따고 방에 들어왔고, 근처를 자전거로 돌아 보고 있던 꿍에게 숙소 내 와이파이로 카톡 메시지를 보..
in 2015.08.31 out 09.01 여덟 번째 치앙마이. 이번에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새로 생긴 숙소로 예약을 했다. 치앙마이는 숙소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 동네다. 어차피 나야 늘 빠이 가는 길에 거쳐가는 도시로 이 동네에 잠깐씩만 머무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최대한 숙소라면 엄연히 갖춰야 할 본질에 제일 충실한 곳으로 골랐다. 그게 뭔고 하니 접근성, 청결, 방음 이 세가지다. 아무리 익숙한 여행지라도 혼자 갈 때는 으슥한 골목에 있는 숙소는 언젠가부터 잡지 않는다. 나이 먹으면서 깨닫게 되는 이치 중 하나다. 위험한 짓 사서 하지 말자. 특히 익숙한 곳일수록 더. 나는 그들에게 여전히 만만한 이방인이다. 어차피 저녁 8시에나 체크인하게 될 테니 접근성이 중요했고, 나는 어두컴컴한 구시..
in 2015.09.04 out 07 아직도 생생하다. 저 때 저 순간의 나는 너무 행복했다. 나도 모르게 이번 여행 중 최초로 셀프타이머를 맞춰 놓고 저 순간의 나를 찍고 말았다. 그런 민망함 따위 무릅쓰고라도 기록할 만한 순간이었다. 돌아와서 보니 참 좋았구나 싶다. 이번 여행 통틀어 가장 저렴했지만 가장 좋았던 숙소였다. 찌압 아저씨 말로는 독일인 태국인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숙소라고 하더라.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리셉션도 여행자들로 끊임없었고 주인 부부도 돌아가며 상냥한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었다. 생긴지 십 년 다 돼가는 숙소로 알고 있는데 그에 비해 시설도 무척 깨끗했고(아마 운 좋게도 내가 가기 직전에 새로 리모델링을 한 것 같다.) 웹에서 봤던 사진들에 비해 실제 컨디션이 훨씬 좋..
융에게 원망 들으며 끌고 왔던 캐리어, 결국엔 정말 유용하게 잘 썼지. 현관 들어오자마자 오른편에 신발을 놓는 곳이 있고 오른쪽엔 짐과 옷을 둘 수 있는 창고가 있어 편했다. 집 전체 크기는 별도의 부엌 공간 빼고 작은 원룸 사이즈인데 공간 활용이 기가 막혔다. 특히 스톡홀름 이 집은 사진으로 본 것 보다 훨씬 밝고 깨끗해서 들어가는 순간 진짜 깜짝 놀랐다. 가장 싼 집이었는데 시설로만 치면 이번 여행 숙소 중 가장 좋았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이 공간에 침대도 있었다. 원룸이었지만 동선이 짧아 효율적이었고 한 이십년 전 쯤에 만들어졌을 법한 빈티지한 엘지티비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주방에 이렇게 간이 바와 의자가 있어 요리하고 바로 먹기에 딱. 둘이 살기 딱 좋은 사이즈. 부엌시설도 최근에 리뉴얼 하..
조금 낡고 아담했지만 요리하는데 별 불편함 없었던 주방 햇빛 귀한 페로섬에서 정말 정말 필요한 건 뭐? 빛이 정말 정말 잘 드는 침실의 창문 (에어비엔비에서 북유럽 집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거 하나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웠던 집 아담사이즈, 최근에 리뉴얼 하신 듯, 굉장히 깨끗했고 수압도 좋았고 뜨거운 물도 콸콸 잘 나왔다.샤워실 화장실이 분리돼 있는게 참말로 편했다. 여행가면서 멀티탭 챙겨가긴 이번 여행이 또 처음일세근데 생각해보니 여행내내 진짜 잘 썼다. 특히 페로 집에서 ㅎㅎ카메라2, 휴대용 스피커, 아이패드, 휴대폰 등을 돌아가며 충전 중 꼴랑 열흘 여행 가면서 이렇게 한국 음식 많이 챙겨서 나온 것도 처음인듯.어차피 페로에선 아예 외식할 생각도 없었고고기나 유제품만 마트에서 사 먹을..
반 타와이에서 사온 귀한 목각인형들 꺼내서 살펴보는 엄마님 타마린드 빌리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방과 곳곳의 란나 스타일 벽화들이엄마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엄마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구시가지 포기하고 그냥 여기에서 4박할 걸 그랬음 조식도 괜찮아 맛나. 짭짭. 엄마 근데 어디봐? 조식 먹다가도 넋 놓고 벽화 구경하고, 그러다 더 먹으러 접시 들고 나가는 걸 반복 하던 엄마님, 좋지좋지 그치 먹다가 고갤 들어보니 천정에도 이런게 조식 레스토랑에는 야외석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구석구석 열심히 데코를 해 넣었다내 스타일은 아니었고 사진으로 봤을 땐 좀 조악해보이는데실제로 보면 이 곳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고 의외로 분위기 좋음 역시 사진빨 못 받은 야외석 모습남국의 뜨거운 태양이 떠오르기..
엄마와 함께했던 첫번째 태국여행지를치앙마이로 정했던 건 정말 굿 초이스.그리고 머리 뽀개지게 고민했던 숙소들도나름 굿 초이스. 그 중 한 군데였던 이 곳 타마린드 빌리지.도착 첫 날 새벽에 닭소리가 다섯시간 동안이나이어져 우리에게 불면의 밤을 선사했던 곳.결국 숙소 측에서는 우리의 고충을 듣고다음 날 방을 옮겨주었다. 엄마는 결과적으로이 곳보다 두번째 숙소였던 양콤빌리지를 훨씬 더 좋아했다.여기가 더 비싸고 방 잡기가 어려웠는데엄마가 양콤으로 방 옮기자마자 여기가 훨씬 비싼 곳이지?이렇게 말해서 참 허무했었다. 머리 싸매고 엄마 취향 고려해서 큰 맘 먹고잡은 숙소였는데, 닭 울음소리가 복병이 될 줄이야.역시 여행은 뜻대로 되지 않아. 그래도 이렇게 사진만 모아보니꽤 그럴싸하다.방은 코딱지만하고 인테리어는..
in 2014.09.07 out 09 방콕에서 묵었던 역대 숙소 중 일박 요금이 가장 비쌌던 곳 그래도 언제 왓아룬이 한 눈에 보이는 방에 묵어보겠느냐 해서 과감히 투숙을 결정했었다. 기대 이상으로 뷰는 훌륭했으나, 그 외에 모든 것이 기대 이하였던 곳. 특히 소음이 문제였다. 낮에는 거리 상인들 소리, 물길 헤치고 지나다니는 수상버스 엔진소리 게다가 예전에 설탕공장이었던 건물을 리뉴얼한 특이한 이력 때문인지 윗층에서 물 쓰는 소리가 벽과 관을 타고 그대로 전해져 내려와서 달콤한 낮잠은 커녕 아침 일찍 절로 기상하게 되는 효과까지 있더라. 내부 구조도 매우 독특한데 방마다 저마다의 컨셉이 정해져 있어 같은 디자인의 객실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가장 쇼킹했던 것은 모든 객실의 화장실이 오픈형이라는 거. (..
카오산에서 12년 만에 처음 묵어 본 호텔급 게스트하우스태국에서 1박당 1000밧 이상이면 내겐 호텔급이다.그리고 태국 여행 중 미리 예약하고 간 최초의 게스트하우스이기도 했다.8월달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숙소를 예약하고 간 이유는 다음날 아침 만달레이로 들어가기 전 필요한 생필품 사기+ 머리 땋기의 미션을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동선에 위치한 가장 쾌적한 숙소가 혹시라도 만실이면 그 다음날 일정이 매우 꼬여버릴 수도 있겠다 생각했기 때문.결과적으로 흡족하게 이 곳에서 1박을 하고 미얀마로 넘어가 남은 여행을 잘 할 수 있었다.
오슬로에서 가장 싼 호스텔 그러나 유럽 도시 중에선 가장 비쌌던 호스텔 하루에 인당 240크로네 한화로 약 4만 8천원. (유스증 할인 받아서 218크로네 정도 받음) 국제학생증 할인이 된다 안 된다, 이메일로 주고 받았던 내용과 다르게 말하는 직원과 거의 두 시간동안 실랑이를 벌인 끝에 울음까지 터뜨리고 결국 체크인 했던 노르웨이에서의 첫 날 밤이 생각난다. 그 땐 앵커가 아니라 앵거호스텔이라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었는데 참 신기하지 한국 돌아와서 보는 이 호스텔 방 사진은 이토록 평화롭기만 하니 말이다.